발표 된 수필

교실에서

두부장사 2011. 12. 1. 23:01

                                      교실에서

                                                            

                                                             강 희 영



 창밖에선 아이들의 떠드는 소리가 들린다. 왁자지껄하니 소란스럽다.

 아이들 사이로 포스터가 보인다.

전교 임원 선거. 회장 부회장 후보들의 사진이 붙어 있다.

텅 빈 교실에 앉아 글을 쓰는 자신이 행복한 사람임을 안다.

청년 취업도 어려운 현실. 수입은 많지 않지만 일 할 수 있음을 감사한다.

 초등학교 보육교실. 더 정확한 명칭은 <방과 후 보육 보금자리> 이다.

맞벌이 부부의 자녀들을 돌보는 곳이다. 방과 후 엄마의 역할을 도와주는 곳이다.

자녀를 키운 경험을 갖고 있으니 엄마의 심정을 이해할 수 있다.

그 역할을 학교 현장에서 도와주는 곳이다. 과제물을 도와주고 , 특강시간을 갖다 오는 아이를 맞아준다.

학원가는 것을 알려준다. 다시 교실에 온 아이를 엄마의 퇴근 시간에 맞추어 집으로 보내면 된다.

간식도 먹고 놀기도 하고 휴식도 취하는 장소이다.

 젊어서부터 일을 하였지만 나이가 드니 직장을 다니는 것은 쉽지 않다.

연령제한 때문에 문의조차 할 수 없다.

그런 이유로 자영업을 하고 싶지만 그것도 만만한 일이 아니다.

아직 군에 있는 아들이 제대 후 복학을 하면 학업을 마칠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하는데.

집 한 채 없는  서민의 입장이다.

신 빈곤층. 그러니 무슨 일이든 해야만 한다.

반듯한 직장은 생각도 못하는 우리의 연령. 오십대 아줌마.

 가사를 돌보며 일을 했으니 전문직도 아니고. 그렇다고 사업밑천도 없고 .

 식당에서 일하는 아줌마도 젊은 아줌마를 원한다. 공장도 젊어서부터 일했던 경험자를 원하는 현실.

파출부를 하는 것도 용기가 있어야하고, 집에서 멀리 떨어진 곳으로 차를 타고 가서 낯선 곳에서 해야 한다.

어찌 되었든 건강해도 일 할 곳이 없는 세대이다.

젊은 인재들이 취업을 못 하는 상황이니. 이런 시점에서 일하는 아줌마는 운이 좋은 것이다.

나이 오십이 넘어서 일 년 계약직 일을 구 한 것은 그나마 전문직이기 때문이다.

 오십이 넘은 아줌마의 일자리. 갈 곳이 없는 현실. 또한 젊은이와의 경쟁도 할 수 없다.

그런데 경력을 배려해서 채용해 주신 분들게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특별히 보육이라는 직업의 특성상 경험을 살려서 아이들을 보듬어 안을 수 있다.

자녀를 다 키운 세대. 일이 소중하고 , 할 수 있음을 자랑스러워 할 수 있다. 아이들도 예쁘다.

 아이들이 이 나라의 보배임을 알고 사랑하는 마음이 들 수 있다.

그리고 자신의 손주 손녀를 생각해서 더 많이 사랑 할 수 있다. 세심한 보살핌이 필요한 아이들 .

 일상생활의 질서를 알려준다. 양치를 깨끗이 할 수 있게 도와준다.

알림장을 확인하고 숙제를 하게 한다. 아이들끼리 노는 법을 알려준다.

 아이들의 노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각자의 환경과 성품이 보인다.

화나는 것을 절제하는 법. 양보하는 마음. 기다리는 마음. 참는 방법.

다른 사람을 배려하는 마음. 상대의 이야기를 듣는 법 등을 말하며 .

 행동으로 보여주며 알려준다. 나도 미처 터득하지 못했던 부분.

또는 부모의 손길이 미처 닿지 못했던 부분. 전체적으로 세심하게 살펴볼 수 있다.

조용히 지켜보며 기질을 발견한다. 장점을 격려할 수 있다. 일생을 살아가는데 지표를 같이 발견할 수 있다.

 나이가 들수록 그런 일이 자연히 보이게 된다. 마음에 여유도 있다.

사랑이 넘칠 수 있는 연령이다.

자녀의 양육이 부담스런 젊은 세대를 도와줄 수 있는 아름다운 나이다.

이 인력을 잘 활용할 수 있는 보육 프로그램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물론 이일이 힘든 일임을 안다.

그러나 보람이 있다. 그리고 아이를 맡기는 엄마들도 안심할 수 있다.

인생의 경험이 풍부한 분들이 정성껏 아이들을 돌볼 수 있으니.

아이들을 바라보며 젊은 날 또는 지난날의 우리의 실수를 아이들이 안 할 수 있도록 도와줄 수 있으니.

그리고 많은 지적인 경험을 살릴 수 있으니 .

 학교 안에서 방과 후 교사의 일자리는 시간제이다.

정식 교직원과 구별된다. 자신의 맡은 일만 충실히 하면 된다.

직장에서의 섬처럼. 교직원들과 특별히 만날 기회도 없다.

오로지 아이들과의 만남. 때로는 외롭기도 하다. 그래도 이일에 긍지를 느낀다.

 미국처럼 나이에 상관치 않고 일 할 수 있는 환경이 되었으면 한다.

백발인 분들의 일하는 모습 . 아름답고 존경스럽다.

우리나라도 제도가 바뀌며 노인인력을 활용하고 있으니 감사한다.

돈이 있어도 집에서 쉬는 것도  삼 개월만 놀면 할 일이 없단다. 인생이란 역시 일을 하고 그 땀의 결실로 사는 것이 보람 있다고 생각한다. 어느 분야든 경험이 풍부한 인력을 활용하는 것은 국가적으로도 이익이다.

일자리가 많이 창출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오늘도 화창한 날씨처럼 마음도 활짝 웃는 날이다.

우리 아이들에게 웃음을 선물하여야겠다. 예쁜 우리 아이들이 기다려진다.

이 나라의 꿈나무들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