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방에 간 날

두부장사 2011. 8. 17. 14:09

노래방에 간 날

 

               강 희 영

 

살면서 스스로 노래방에 가보기는 처음

노래하는 것을 좋아하지만

노래방도 빈 손으로 가는 일이 아니고.

또한 오랜 신앙생활을 하다보니

드나 드는 것이 쉽지 않았다

 

기도하면서도 어느 날 문득

허탈하면서 왠지 우울한 날

나는 다른 날에는 기도를 했지만

이 날은 노래방에 혼자 갔다.

 

기계 작동은 생각보다 쉽고

선곡을 하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다.

 

지난 날 좋아했던 추억의 가요

그리고 신곡은 아는 것이 없다.

혼자서 부르는 곡은 모두가 분위기가 있는

조용한 노랫말의 가요

참으로 예쁜 노랫말이 많다.

아름다운 사랑의 이야기도 있고

슬픈 사랑의 이야기도 있고

시처럼 감미로운 가사도 있고

 

감성을 노래하는 위대하면서도

귀한 사람들의 이야기

구구 절절 사람사는 냄새가 난다.

그래 가끔씩은 노래방에 와서

세상의 이야기를 듣는 것도 좋다.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의 이야기 방

간접적으로 만날 수 있는 만남의 방

다른이의 감성을 엿 볼 수 있다.

 

신나는 노래는 별로 아는 곡이 없다.

분위기를 살리는 가요를 찾고 싶은데

어느새 세대차이랄까 단절된 세상을 살고 있었다는 느낌

때로는 세상과 소통이 없이 나만의 세계에서 잘 난 척 하고 살았다는 느낌

 

글자 그대로 십년에 한번 온 노래방

혼자서 두 시간을 불러 보았다.

좋아하는 노래는 몇 번씩

서비스 십오분.

옥수수 음료를 마시며

제자리에 꼼짝도 안하고 앉아서.

혼자서 갖는 이 시간도 추억으로의 여행을 하고 오니

왠지 백만송이 꽃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어느 별로 여행을 갈 까 꿈을 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