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

아들의 날개

두부장사 2010. 2. 24. 13:20

 아들의 날개



                               강 희 영



늦둥이 막내아들. 지나칠 만큼 귀염둥이로 키웠다. 위로 형 둘 , 누나 한명.

나이 차이도 있으니 누나 형들이 아이 양육을 많이 도왔다. 특히 둘째 형은 자상한 성품에다 함께 할 시간이 많아서 동생 기저귀도 갈고 우유도 먹였다. 잠을 잘 때 가끔 엄마 방에 안와서 형 방에서 잠이 들면 데려올 때도 있었다. 누나는 늘 동생을 데리고 놀아주고 책도 읽어주곤 했다. 큰 형은 맏이답게 듬직하게 아이를 안아주곤 했다. 온 가족의 사랑을 받으며 자란 아들이 어느새 대학을 다니고 군복무까지 마쳤으니 정말 대견하다. 형이나 누나도 함께 사랑스런 눈으로 돌보고 감싸 주었으니 복도 여러 가지로 받았다. 그 아들이 인생의 귀로에서 고민하며 애쓰는 모습을 보고 있으니 고민을 함께 나누며 진로를 생각하게 되었다.


우리의 대학 진학이 원하는 과를 자원해서 가는 입장은 아님을 안다. 수능시험을 보고 그  결과가 학과와 대학을 정해주니. 시험 당일 컨디션이 좋지 않아 평소 보다 낮은 성적을 받고 절망하는 아들을 지켜 보아야했다. 초등학교 이 학년 때 싸이판으로 데리고 갔던 아들. 영어공부와 더 나은 환경으로 키우고 싶은 엄마의 꿈을 이루고 있었다. 아이는 학교에서 말을 하지 않아서 담임선생님의 상담을 받게 되었다. 적응을 하느라 힘든 아들. 말을 알아 듣지도 못하고 할 수도 없으니 얼마나 힘들었는지. 선생님의 허락으로 엄마가 함께 등교하여 아이를 돌보는 것이다. 수업시간에 통역도 해주고 다른 아이들까지 함께 도와주는 보조교사를 할 수 있었다. 등하교를 함께 하며 아이와 생활했다. 아이가 점차 자신감을 얻고 공부를 하더니 어느새 우등생이 되었다. 이러한 제도가 우리의 교육제도와 다른 점이었다.  그 이후 경제적인 어려움으로 사 학년 때 한국으로 돌아오게 되었다.


보증금 백 만원, 이 십 오만원의 월세 집에 살았다. 집에 친구를 데려오지 않으며 또 다른 환경에 적응하느라 힘든 아들을 보았다. 선택의 후회를 할 수는 없었다. 또 다른 꿈을 꾸며 힘든 시절을 보냈다. 국어 공부를 몇 년 못한 아들은 수업을 이해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어려운 단어의 문장 이해부족으로 애쓰면서도 잘했다. 최선을 다해 노력하며 친구들과도 잘 지내며 학교생활도 즐거워했다. 곧 상 위급으로 학업을 유지했지만 한계는 있었다. 중고등학교를 잘 마치고 이제 성장한 아들.


 그 아들의 세대는 G 세대 88만원세대. 취업 후 상환하는 대출도 생겼지만 과연 빚을 지면서까지 공부를 해야 하는 갈등은 아들의 문제였다. 빚을 지고 인생을 시작해야하는 현실. 그러나 미국의 학생대출도 학업을 한 후 갚는 것이니 제도는 같다. 우리의 현실과 새 제도의 적응문제다. 또한 경제의 어려움이 더욱 더 고민하는 청년을 보게 한다.


십 년전 사랑하는 딸을 미국행 비행기 표와 오 백 불을 주고 미국으로 보냈던 엄마는 아들을 향해 또 다른 날개를 달아주고 싶었다. 어차피 자신의 삶이니 이제 개척자의 정신을 가지고 출발해야한다. 남편과 상의 후 미국으로 보내기로 합의 하였다. 육십이 넘은 남편은 아들이 고생하는 것을 안 보아도 아는데 어찌 보내냐고 화를 내며 반대하였다. 지난날 딸의 유학생활이 투쟁의 결과였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그러나 기회가 주어지는 것은 또 다른 도전을 할 수 있는 기회임을 안다. 고생의 고생을 해도 꿈을 펼칠 수 있는 계기는 주어져야한다. 부모의 안일을 위해 아들의 발목을 잡을 수 는 없다. 더 나은 내일을 기약하며 보고 싶은 것도 참아야한다. 부모의 도움으로 유학을 가는 사람도 있지만 자신의 힘으로 개척을 해야 하는 아들. 알바를 하며 공부를 하는것이 우리나라도 힘들지만 외국생활은 더 힘들다. 그래도 도전해 보는 것이 젊음이 아닌가.

아들의 날개를 달아주는 것이 부모의 역할임을 알면서도 결단을 하는 부모도 힘들다.

그러나 자신의 인생의 꿈을 향해 힘차게 달리는 아들에게 채찍질을 한다.

멀리 높이 날아가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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