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집/ 궁집의 사연

두부장사 2011. 12. 1. 22:09

 

 
 


  궁  집( PRINCESS PALACE)
 
                                강 희영
 
 
경춘가도 사십 삼번도로가
평내지구 아파트단지 입구
확장되는 과정 중 한쪽에 밀린
한옥 한 채
여염집은 아닌 듯 보이나
알 수 없던 그 집을 알려주는 도로 이정표
궁 집.
괄호속의 설명을 읽고 공주 집임을 알았네
 
구중궁궐 왕의 딸
수백리길 떠나
산수가 수려한 이곳으로
출가하여 흘린 눈물
진달래꽃으로 흐드러지고
선영의 묘들을 바라보며
어머니를 그리워했을 그녀
 
세월이 흘러 그녀의 자취는
간 곳 없는데 아린마음은
후손들조차 어찌 할 수 없는
옛 생가
도시화에 밀려 한쪽에 우두커니 있는데
 
보존했으면 하는 안타까움
궁 집의 사연을
아름답게 그리고 싶은 시인의 마음
 
    각주: 조선의 제21대 왕 영조의 막내딸 화길옹주가  구민화에게 시집갔을 때
            지어준 집.  나라에서 재목과 목수를 보내 완성하였기 때문에 궁집이라 함 .
            현 소유주는 권옥연씨이다.
 
  

궁 집의 사연
 
               강 희영
 
조선시대
영조대왕의 막내 딸
화길옹주
구중궁궐
왕의 총애를 받던
후궁 숙의 문씨 소생이라
 
십이세 어린 나이에
수 백리 길 떠나 꽃가마 타고
능성위 구민화에게 하가했네
나라에서 재목과 목수보내
딸의 집 지어주는 왕인 아버지의 마음 담아
궁 집이라 하였네
 
사도세자 폐위에 가담된 영조의 후궁들
정조에게 사사된 아픈 사연 바람결에 듣고
세상 떠난 어미 그리워 흘린 피눈물 속절 없이 흐르고
자손도 없이 살다 십구세에 세상을 떳네
 
소쩍새 우는 궁 집
앞 산마루
옹주묘 바라보니
구비 구비  그녀의 사연이 구름따라  흐르네
 
수 백년 전
짧은 인생길 머문
어여쁜 옹주의 혼백이 간 곳 없는
궁 집의 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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