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월의 장미

두부장사 2011. 10. 7. 14:54

 

오월의 장미

 

 

           강 희 영

 

 

유난히 길고 눈이 많았던

지난 겨울

순백의 산야

수묵화처럼

눈 앞에 아른거려

 

마음속 깊이

차분히 산을 음미했었네

가지 끝에 달린 

흰 눈에 취해

단 꿈이 채 깨기도 전에

 

오월의 장미

줄 장미 그대가

담자락마다 한꺼번에

자태를 뽐내고 있네

 

미안하네

그대여

어쩜 

봉우리를 보지도 못한 체

활짝 핀

그대의 깜짝 출현

 

옛 정에 취해

잊어버린

그대는

오롯이 그대의 자리를

지켜 주어 고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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