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름은
강 희 영
산 등성을
어찌 알았을까
흰 구름이 길게 띠 띠운날
아스라히
펼쳐가는 구름 바람
촉촉히 적셔지는
가슴속 여운
산 정상을
어찌 알았을까
검은 먹장 구름이
온통 뒤 덮던 날
하루 종일 내리 쏟는 장대비
구름은 알고 있다
솜털처럼 살포시 퍼지는 날
우리를 바라보며 말한다
졸졸졸 흐르는
냇물가 큰 나무 그늘 아래
넙적한 바위에 누워
실눈 뜨고 바라보는
자신은 평안이라고
그리고 짜증이 나면
먹구름을 보여 주겠노라고
구름은
입도 없이 말을 한다
아주 살며시 마음에 찾아와
오늘은 깃털구름을 보여주겠다고